

도착한 이후에 안정을 취해야했는데 내 문제는 너무 잘 먹었고 너무 잘 돌아다녔다는 점이다. 아직 고산 증세가 몰려오기 전에 겁도 없이 밖을 나섰다. 저기 멀리 높아보이는 건물이 있는데 원래 사람의 본능은 높은 곳에 오르는 것 아니던가? 하지만 사막에 있는 오아시스처럼 손끝에 닿을 것 같던 곳은 저 멀리 있고 내 앞에는 운명처럼 계단만 놓여있었다. 계단을 오르며 숨을 들이쉬고 또다시 계단을 오르길 반복했다. 그 무던한 휴식 속에서 뒤의 풍경은 점점 아득해졌고 파란 하늘에 가장 가까워졌을 때 비로소 샨티스투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여행 온 인도 사람들과 외국인들이 그늘 속에서, 땡볕 속에서 레를 멀리 내려다보았다. 스투파는 우리나라로 치면 사리함으로 할 수 있는데 사람들은 그 주위를 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신을 생각하는 듯 했다. 스투파가 높은 곳에 있다보니 레의 전경이 내려다보였고 종종 밥을 먹고 소화가 안된다거나 가만히 앉아 멍 때리고 싶을 때라면 항상 이 곳으로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