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에서 판공초로 가면서 떠나온 길을 헤아려본다. 언덕을 오르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아직까지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언덕에 들어선 순간, 이제 내 마음대로 돌아갈 수는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숨조차 가빠지는 곳에서 가만히 아래를 내려다보면 내가 정말 멀리왔구나. 다시 돌아가기엔 늦었구나하고 중얼거리게 된다. 참 멀리 왔다. 10년 전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몰랐던 나는 그 덕분에 시행착오를 겪을 수 밖에 없었다. 시행착오라는 경험은 사람의 강력한 무기임과 동시에 아집의 결정체가 된다. 난 고집이 세다. 그리고 그 고집 덕분에 대립도 하고 크게 돌기도 하면서 지금 여기 라다크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