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침내 도착했다. 예전에 바다였다는 물은 작은 바람에 넘실거렸지만 자신의 위에 있는 사물을 그대로 받아내었다. 아마 이 광경을 위해서였을까. 발령을 받자마자 내 자리에 론리플래닛을 가져다 놓았고 노란 포스트잇에 라다크라고 써서 붙여넣었다. 왜 그렇게 오고 싶었냐고 한다면 그렇게 쉽게 답변하긴 어렵다. 단순히 영화의 한 장면을 보고 오게 되었다기엔 무게감이 없고 아마 지금 바로 이 순간, 여기에 있게 된 것은 처음부터 그렇게 정해진 일이 아니었을까 싶다. 13년 여름의 라다크를 떠나보내곤 15년 여름의 라다크를 만났고 라다크에 온다면 한 번쯤은 꼭 보고 간다는 판공초를 두 눈에 담게 되었다. 사진을 요란하게 찍다가 늦은 점심을 해결하러 식당에 들어갔다. 소개료를 받는듯 우리를 이끌고 당당하게 들어간 라다키운전사는 안쪽에서 허겁지겁 밥을 먹었고 우리는 생강차만 들이키며 여운을 즐겼다. 마침내 도착했다는 그 여운은 쉽게 가시는 것이 아니었고 생강차는 꿀을 듬뿍 넣었는지 꽤 단 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