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은 자신의 순수했던 시절을 돌이켜볼 때 항상 어린 시절을 떠올린다. 순수의 시대, 나는 세상엔 해야할 것과 하지 말아야할 것이 엄연히 존재하는 줄만 알았다. 하지만 세상은 두 개의 관점으로만 바라보기엔 너무나도 넓었고 수많은 일탈 속에서 비로소 나라는 존재를 찾았나보다. 메락에서 만난 아이들은 언제나 부끄러워한다. 건조한 날씨 때문에 볼은 항상 붉게 터있고 마음만 같아선 레에 두고 온 로션이라도 갖다주고 싶은 심정이다. 하지만 저것조차 이곳을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적응의 흔적일 것이다. 국어시간 원숭이와 오소리의 모습을 떠올리곤 어쩌면 악의를 품지 않았어도 내가 오소리일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아마 이 아이들도 자라면 이 곳을 떠날지도 모른다. 라다크 지역에 거주 중인 아이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살기 위해 학교에 간다. 학교에 가기 전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뛰어노는 지금, 나는 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내 방문은 이곳 주민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임을 알고도 이루어졌기에 나는 미필적 고의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