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쳬모 곰파에 오르는 길은 두 가지가 있다. 레 왕궁에서 올라가는 비탈길과 레 뒷쪽에서 무한히 이어지는 계단으로 접근하는 길이 있다. 물론 자동차가 오르내릴 수 있는 길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내가 걸어다닌 길은 대체로 그랬다. 그 중에서도 아슬아슬한 느낌이 제법인 비탈길이 끌렸다. 처음에 오를 때는 올라가다가 쉬길 반복해야 했다. 하지만 남걀 쳬모로 이어지는 산책길이 익숙해질 때즘 한 번도 안 쉬고 여유롭게 주변을 둘러보며 올라가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여유의 여파는 크다. 처음에는 가쁜 숨을 삼키며 발 밑 낭떠러지를 염려했지만 나중에는 고개를 들어 저 멀리 펼쳐진 풍경을 즐길 수 있었다. 여유로워야 한다.
지금보다 더 예전, 아버지는 내게 용돈을 주시면서 사람은 빈곤해선 안된다고 했다. 풍족 속의 빈곤은 용서되지만 빈곤 그 자체는 사람을 메마르게 하며 빈곤 속의 풍족은 사람을 가볍게 타락시킨다고 했다. 내가 여유로워야 남에게 여유로운 법. 요즘 여유가 없다보니 라다크 사진을 볼 시간도, 라다크에 대해 꿈을 꿀 시간도 없었다. 업무 계원의 실수에 인상을 찌푸렸고 남에게 관대해야하지만 엄격했다. 이런 옹졸한 나를 돌아보며 여유를 갖겠노라고. 남에게 관대하고 온화한 사람이 되겠노라라고 라다크 사진 한 장을 보며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