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은 나무도 자라지 않는 라다크의 고산 사이를 지나가다가 레에 도착했고 남걀 쳬모 곰파 위쪽의 한적한 구석에도 불었다. 나무 틈으로 햇살이 비췄고 잔잔한 바람. 목이 마르면 마실 수 있는 좀사에서 충전한 물 1L가 발 옆에 놓여있었으며 주머니에는 당장의 허기를 달랠 수 있는 과자 몇 조각이 들어있다. 전망대에서 그 어느 곳보다 저 멀리 산능선의 하얀 눈이 잘 보이고 심지어 내 허리에 딱 맞아 오래 앉아있을 수도 있다. 위에서 만난 사람들이 같이 시장을 둘러보자고 했지만 그 곳의 그 느낌을 지금 떠나면 다시 느낄 수 없을 것 같아서 먼저 보냈다. 나름 외롭지 않은 척하지만 외로움을 많이 타는 나에게 엄청난 사건이었다. 그 고즈넉한 분위기와 바람에 나부끼는 형형색색의 천조각이 괜스레 내 마음을 꾹 눌렀다. 마음 속에 있는 버튼이 눌리고 여유롭게 앉아 지금과 예전을 돌이켜보기에 그보다 좋을 수가 없었다. 지금 눈을 감았다뜨면 다시 그곳에 있었으면 좋겠다. 다시 라다크에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