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라다크] 035 소원
바람은 나무도 자라지 않는 라다크의 고산 사이를 지나가다가 레에 도착했고 남걀 쳬모 곰파 위쪽의 한적한 구석에도 불었다. 나무 틈으로 햇살이 비췄고 잔잔한 바람. 목이 마르면 마실 수 있는 좀사에서 충전한 물 1L가 발 옆에 놓여있었으며…
거꾸로 걷는 세상에 쌓인 기록을 조용하고 읽기 좋은 방식으로 정리했습니다.
바람은 나무도 자라지 않는 라다크의 고산 사이를 지나가다가 레에 도착했고 남걀 쳬모 곰파 위쪽의 한적한 구석에도 불었다. 나무 틈으로 햇살이 비췄고 잔잔한 바람. 목이 마르면 마실 수 있는 좀사에서 충전한 물 1L가 발 옆에 놓여있었으며…
사람이 태어났을 때는, 적어도 그 때만큼은 혼자가 아니었다. 부모님의 사랑과 지원 속에서 아이는 세상과 교류하며 자신의 인식을 넓혀간다. 세상을 알게 되면서 부모님보다는 친구에게 더 의존하게 되고 학교에서 만난 선생님과 일터에서 만난 사수, 그리고…
우리가 지냈던 레는 어떻게보면 참 싱겁다. 다른 도시에 비해 맛있는 음식이 많은 편도 아니고 동네가 그렇게 큰 편도 아니다. 마날리에서 레로 넘어온 사람들은 당장 먹거리가 불만이었다. 이 모든 것을 감수하더라도 레는 정감가는 곳이다….
사람들은 기대치가 있고 그 기대치를 얼마나 뛰어넘느냐에 따라 만족감이 다르게 느껴진다고 했다. 남걀 체모에 오르는 가파른 언덕은 높은 곳에서 레 주변을 내려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고 그 기대는 충분히 만족할만 했다. 혼자인…
누구나 하나쯤 공포증을 갖고 있을테고 나 또한 그러하다. 애석하게도 나는 꽤 진득한 폐소공포증과 약간은 증세가 약한 고소공포증을 갖고 있다. 라다크는 온 천지가 산으로 둘러쌓여있고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일품이기 때문에 고소공포증이 심하면 여행하기가…
언덕은 꽤 가파르고 고산적응이 완벽하지 않았던 내게 조금 버거운 높이가 아니었나 싶다. 외국인 중에는 끝까지 올라가지 않고 중간에 내려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여행을 하면서 가끔 집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가 있다. 한여름의 땡볕을 견디지 못하고…
쳬모 곰파에 오르는 길은 두 가지가 있다. 레 왕궁에서 올라가는 비탈길과 레 뒷쪽에서 무한히 이어지는 계단으로 접근하는 길이 있다. 물론 자동차가 오르내릴 수 있는 길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내가 걸어다닌 길은 대체로 그랬다….
올드 레의 냄새나고 비좁은 골목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메인 바자르보단 여행자의 발길이 드문 곳이라 그런지 몰래 나를 엿보는 눈빛도 많았지만 왕래가 드문 이 골목엔 개느님들이 늘어지게 낮잠을 자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낮잠을…
레는 고도가 높아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편이지만 햇빛이 강하다. 한창 정비공사 중이던 모래먼지 풀풀 날리던 메인바자르에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항상 채소노점이 열린다. 오늘 팔 푸성귀를 꽁꽁 싸매고 좌판을 펼친 라다키 할매들은 오전에는 왼쪽 편에,…
버스터미널에서 메인바자르로 오르는 언덕에는 크고 작은 시장이 많다. 파리를 날리며 양고기를 걸어놓은 정육점과 가장 싱싱해보이는 채소를 가지런히 놓은 야채가게, 앞서 손님이 풀어헤쳐놓고 간 옷가지를 단정하게 접어놓은 옷가게와 우리나라처럼 이곳저곳을 메우고 있는 휴대폰 가게까지….